더이상 월급만을 가지고서 돈걱정없이 늘어난 기대수명(여명)을 살기란 불가능해졌다. 예전에야 높은 경제성장률에 근거하여 검소하게 살며 저축만 했어도, 그렇게 살며 주택을 구입하고 오른 부동산에 기대며 살아도 문제가 없었지만, 쌩고생해서 들어오는 월급을 안입고 안먹고 안쓰며 저축만 하며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나 길어져 버렸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투자의 영역도 잘 배워야만 긴 세월 모진 풍파를 조금 더 수월하게 갈 수 있다. 투자의 기술은 학습을 통해서 습득할 수 있는데, 학습의 4단계는 아래와 같다.
- 무의식적 무능력 : 자신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른다.
- 의식적 무능력 : 자신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 의식적 능력 :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안다.
- 무의식적 능력 : 자신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학습을 통한 능력의 개발에는 위의 단계를 차례로(무의식적 무능력 ▶ 의식적 무능력 ▶ 의식적 능력 ▶ 무의식적 능력) 겪으면서 발전하게 되는데, 쌩초짜 백지 상태인 무의식적 무능력에서, 고수의 무의식적 능력까지 올라가는데는 상당기간 꾸준함의 노력없이 달성하기는 불가능하다.
무의식적 능력의 단계에 다다르게 되면, 마치 숙련된 운전자처럼 의식적인 노력없이 자연스럽게 의사결정을 순식간에 해치울 수 있다. 위험한 상황을 무의식적으로 피해 행동하며, 그런 자동적인 반응은 수년간의 경험의 결과로 나오게 된다. 이는 자본주의사회에서 효율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깨우쳐야만 하는, 리스크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투자의 영역에서는 너무나도 중요한 덕목이다.
투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철저한 무식함(무의식적 무능력)에서 나오는 호기로운 한바탕의 베팅으로도 큰 수익을 낼 수 도 있고, 널리 알려진 투자의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하루아침에 시장에서 퇴출될 수 도 있는 운의 요행과 철저한 실력이 공존하는 복잡계의 영역이다. 복잡계(Complex system)는 완전한 질서나 완전한 무질서를 보이지 않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계로써, 수많은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들 사이에 상호작용에 의해 집단성질이 떠오르는 다체 문제이다. 그렇지만 시간의 지평을 길게 늘려가게 되면, 결국은 운도 실력의 영역으로 수렴하게 된다.
따라서 투자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는 자신의 상태가 어떤 능력의 단계에 있는지 객관적으로 인지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모르는 것을 하나씩 익혀가며 꾸준하게 정진하는 마음으로 무의식적 능력의 상태까지 차근차근 쌓아가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투자라는 엑스칼리버로 능멸의 대가인 시장이라는 몬스터를 쓰러트리다 보면 어느새 소비자본주의사회라는 던전을 탈출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될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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