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세상의 때가 많이 묻게 되었다. 술 많이 마시고, 담배 피우고, 돈 번다는 미명하에 몸관리는 전혀 하질 않고 있었는데, 점점 배는 나오게 되고, 몸 상태는 안 좋게 되어 갔다.
내 평생 전혀 관심을 가질 것 같지 않았는데, 진짜 우연히 롱보드라는 것을 접하게 되었다, 무게 중심을 잡기 어려워 잔뜩 긴장하고 다리를 올려 조금씩 달려보니 의외로 이게 생각보다 재밌었다. 원래 몸치라서 운동은 완전 젬병이었는데,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기분, 그리고 내가 생각한대로 조금씩 움직여지는 기분이 좋았다.
그 당시 하던 일이 잘 안되어 자존감과 에너지가 바닥을 치고 상실감에 우울감에 빠져 있었는데, 롱보드를 타고 달리기 시작하며, 내 생활을 돌이켜보며 생각하기 시작했고, 당시 어려운 상황에서 잠시나마 탈출하는 일탈의 시간들을 가질 수 있었다. 유튜브 어디에선가 봤던 우울증을 치료하는 좋은 방법이 몸을 움직이는 거라 했었는데, 그 말이 딱 맞다. 사람은 몸을 움직여야, 호흡을 통해 공기도 순환되고, 혈액도 순환되고, 에너지도 순환되고, 순환이 되어야 우울증의 결계에서 풀릴 수 있다.
첫 기억이 강렬해서랄까, 상당히 깊게 빠져서 산다.처음에 접했던 롱보드에서 이렇게 저렇게 진화해서 아래와 같은 모양의 보드로 만들어 타고 다닌다. 가볍기도 하고, 사이즈도 작아서 여기 저기 들고 다니기 좋게 만들어 시간이 날 때마다, 기회가 될 때마다 타면서 연습한다. 처음에는 넘어지기도 제법 넘어졌는데, 이제는 크게 무리 없이 방향도 틀고 속도도 내며 곧잘 타고 다니게 되었다.
어려운 시간 돌파하게 해준 고마운 취미이기도 하고, 중독에 취약한 내 성향탓도 있고. 왠만한 곳에는 들고 다니는데, 10년이고 20년이고 계속타고 다녀서, 내 몸과 마음을 돌보게 해주는 고마운 취미로 계속 가져가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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